인간은 오랜 시간 동안 자연에 적응하면서 살아왔지만, 한편으로는 지식과 기술을 쌓으면서 자연을
변화시키고 문화를 발전시켜 왔다. 사람들은 필요한것을 충족시키고 환경의 변화에도 대응하면서 여러 방식으로 터전을 늘려왔다. 물이 부족한 곳은 저수지와 물길을 만들었고, 큰 강과 호수 주변은 둑을 쌓아 낮은 땅을 메우기도 했다. 간척은 인간이 더 나은 환경을 위해 자연을 변화시키는 행위이다. 큰강이나 호수 주변의 낮은 땅에서 시작하여, 점차 갯벌과 바다를 메우는 것으로 확대되었다.
특히 우리나라의 새만금 간척 사업은 세계 최대 규모의 방조제를 건설한 간척 사업으로, 인류의 변화를 보여주면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
인간과 간척실은 간척의 배경이 되는 바다와 갯벌, 강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공간이다. 강변의 모래톱과 갯벌은 간척사업으로 매립되기 전부터 삶의 터전이었다.사람들은 물때에 맞추어 갯벌에서 물고기와 조개를 잡았고, 바다에 배를 띄웠다. 밀물과 썰물의 변화를 아는 것은 중요한 일이었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를 탐구하고, 지형과 수심의 변화를 지도에 기록하였다. 어떤 이들은 바닷가 풍경과 정취를 시나 그림과 같은 예술 활동으로 남기기도 했다.자연의 변화는 극복의 대상인 동시에 경외의 대상이기도 했다. 사람의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은 믿음이 되었다. 바닷가의 사람들은 신앙의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했다.
한국의 간척실은 한반도에서 이뤄진 간척의 사례를 연대기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간척은 자연환경과 지리적 조건, 시대적 배경, 사회·경제적 상황 및 목적 등에 맞춰 다양한 양상으로 이뤄져 왔다. 고대 이래로 줄곧 전통적인 농업국가가 형성되어 오면서 점차 늘어나는 인구와 식량 수요 증가에 대응하여 농경지를 확보하기 위해 간척이 행해졌다. 근대에 들어서는 도시화·공업화에 따른 인구 성장과 지리적 집중이 심화되면서 간척이 활성화되었다. 역사적 흐름에 따라 기술과 역량이 발전하고 경험이 축적되어 간척의 방법 또한 끊임없이 진보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 최대의 간척 사업지이자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가 존재하는 새만금. 새만금실은 새만금 지역이 갖는 고금의 의미를 반추하여 그 역사성을 탐구하는 공간이다.
선사시대부터 남겨진 삶의 흔적과 바다를 통한 교류의 근거, 그리고 해양 요충지로서의 기록과 일제강점기 수탈의 역사를 통해, 현재의 새만금 간척 사업이 시작되기까지 지나온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세계의 간척실은 세계 각지의 간척 역사가 보유한 다양한 특징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다.
지리적으로 간척에 유리했던 지역이 있었고, 생존을 위한 농경지 확보 차원에서 간척을 시행한 곳이 있었다. 또한 정치적으로 간척을 이용한 국가와 도시 확장을 위해 간척을 선택한 곳, 그리고 근대화를 위해 간척을 활용한 국가가 있었다. 이러한 특징들을 조망하기 위해 중국 및 홍콩·싱가포르·일본·러시아·네덜란드·독일·이탈리아·영국· 미국 등의 제 국가를 표집하였다. 다종다양한 세계의 간척 전시를 통해, 간척을 매개로 인류가 어떤 방식을 택해 발전하고 변화해 왔는지 살펴볼 수 있다.